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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7/29 처음엔... (4)
처음에 사진을 찍을땐
정말 아무것도 모른채 그저 필름을 로딩하고 셔터만을 누를줄 알던 바보같은 점 마저도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그냥 셔터를 눌렀다.
그 셔터소리에 매료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좀더 잘찍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사실 그때까지만해도 난 노출계라는 걸 볼줄도 모르고
셔터스피드와 조리개의 개념조차 잡혀있질 않았다.
간혹 한두롤에서 한장 두장 잘 나오는 사진이 있을때마다 뿌듯해 하는 꼬맹이였을 뿐이다.
사진을 잘찍기위한 노력이란걸 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어떻게 해야하는 지도 몰랐다.
그러다가 서점에서 사진기술에 대한 책(우리나라 것으로 기억된다. 좀 작은 문고판 책이었다.)을 봤는데
뭐가 그렇게 어려운지...
그냥 그책을 덮어버리고 말았다.
그때 그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었다면 아마 지금보다는 잘찍고 있지 않았을까?
언젠가 아는 누나가 나에게 그러더라
"사진에서 기술에 치우치면 그건 사진이 아니라 기술이야"
라고...
그 이야기를 들은 다음에 나는 지금은 남들이 다 좋아하는 SLR을 버렸다.
내 최초의 SLR 이었던 FM2를 말이지...
지금은 사진도 기술이라는 생각도 한다.
ART 라는 단어는 예술이라는 것을 뜻함과 동시에 기술이라는 뜻도 갖고 있으므로.
그때 쿨픽스를 안사고 FM2를 계속 갖고 있었더라면 난 뭔가 달라져 있을까?
지나간 시간에 대한 회고는 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이기 때문에.
쿨픽스를 갖고 있는 시간은 즐거웠다.
사진도 쉽게 잘 나오고 물론 그때까지도 개념이 잡히지를 않아서 그냥 오토모드로 찍거나
아주가끔 M모드를 사용하곤 했었지만 말이다.
지금 보다 잘 찍었던 것 같다.
지금은 주제를 파악하는 능력은 늘었지만 그때처럼 신선한 사진을 찍지는 못한다.
초심자의 운이라는 일본 속담이 있다.
아마 그런것과 비슷했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은 뭔가를 보면 어떻게 찍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찍으면 괜찮을까.. 저렇게 하는게 더 좋을까?
머리속에서 한참을 굴려보다가 결론이 안나면 둘다 찍어본다.
처음 필름을 쓰던 시절엔 상상도 못하던 일이다.
예전에는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을 따라하는 것은 수치라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을 따라하는 것은 내 사진으로 만들기 위한 선작업이라 생각한다.
예전에는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을 많이 보려하질 않았다.
보게되면 따라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참 속이 좁았다.
남들이 그런말을 내게 하는 것을 받아들이질 못했으니까.
예전에는 잡지를 보더라도 광고는 거의 보지않고 본문을 봤었다.
지금은 잡지를 보더라도 광고부분을 유심히 본다.
광고 사진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상품 구매욕구의 본질을 건드리는 부분이다.
처음엔...
전혀 그렇게 될거라 생각치 않은 것들이
지금은...
당연한 것이 되어가고 있다.
내안에서...
그렇지만 정체되어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너무 많이 본 부작용이다.
보는 눈만 높아져버려서 정작 내 사진에는 만족을 할수 없게 되어버렸다.
아이러니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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